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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OM

Empathetic, Emotional, Embracing, 2021.

도시의 변천에 따라 사람들의 사는 형태는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개인의 일상이 지니는 가치에 어떠한 힘을 부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간이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체감할 수 없어진 시공간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도시를 누군가 정해놓은 지리적 범위로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해당 전시는 위태로워 보이는 경계들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관심의 표현으로 큐레토리얼 실천을 일으켜 공동체로서 도시를 상기하고자 한다.
물리적인 공간의 중요성이 사라진 지금 우리가 밟고 서있는 곳에 대한 감정과 기억은 혼자만의 깨우침으로 남게 되었다. 마주치고 부딪히며 몸소 느껴지는 대화는 무덤덤하고 무심했던 우리에게 단단한 관계의 기억으로 환원시키고, 만났다 흩어진 후 남은 흔적으로 생겨난 응어리는 기록되고 보존되어야 할 것으로 자리 잡는다.
사회사상가이자 도시와 공간에 대한 연구에 긴 세월을 바친 '앙리 르페브르(Henri Lefbvre)'는, 삶은 공간에 의존하는 것으로 삶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것은 차이의 공간을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발견이 혁명적이라고 가리키는데, 혁명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것이 아닌 일상과 여가에서 행하는 일탈적 행위를 포함한다. 여기서, 차이의 공간은 일상에서 사람이 순간적으로 만들어내는 일탈의 장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일상 안에서 숨겨왔던 민낯을 드러내며 일상을 뒤집는 경험을 일으키는 순간적인 일탈 행동은, 도시공간에서 발현되었을 때 각각의 예술가라고 간주할 수 있는 사람들의 실천 결과의 단위로 이어지고 모아지면서 도시 자체를 하나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도시의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방법과 형태로 일탈의 실천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미 늦어버린 채 추상화된 공간을 반드시 도시 속 어떤 상징적이고 상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사회적 역할로 주어진 물건들, 개인적인 충동에 의해 수집한 사물들, 틈틈이 기록한 서류들이 모여 있는 ‘집’은 작게는 침대 위 또는 내 방, 크게는 커뮤니티를 이루는 아파트 단지 또는 가까운 거리의 이웃까지 오가면서 도시 속 공간의 중요성을 꼬집으며, 그 중심에 사람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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